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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범죄도시4
감독: 허명행
출연: 마동석, 김무열, 박지완, 이동휘
개봉일: 2024년 4월 24일
〈범죄도시4〉 – 마동석의 액션은 여전히 통한다
범죄도시4, 시리즈의 정체성을 이어가다
〈범죄도시4〉는 한국형 범죄 액션 영화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은 ‘범죄도시’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마동석은 ‘마석도’ 형사로 다시 등장해 특유의 강렬한 액션과 유머를 선보인다. 전작들이 보여준 통쾌한 액션과 현실감 있는 범죄 수사극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이번에는 조직범죄의 국제적 확장을 다루며 스케일을 한층 키웠다. 범죄도시4는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라, 시리즈 전체의 서사를 정리하고 마석도 캐릭터의 성장을 보여주는 전환점 역할을 한다. 특히 이번 작품은 기존의 패턴을 그대로 반복하지 않고, 사건의 규모를 넓히고 새로운 악역 구도를 설정함으로써 시리즈 피로도를 줄이고 관객의 몰입을 유지한다. 시리즈가 장기화되면 자칫 캐릭터의 매력이 희석될 위험이 있지만, 마동석의 존재감은 여전히 중심을 단단히 잡고 있다.
마동석의 액션 스타일, 여전히 유효한 이유
〈범죄도시4〉의 가장 큰 강점은 단연 마동석의 액션이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며, 한국 액션 영화의 한계를 다시 한 번 확장시켰다. 기존의 액션 영화들이 총기, 특수효과, 화려한 연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범죄도시4는 배우의 체격과 타격감이 중심이 되는 물리적 리얼리티에 초점을 맞춘다. 마동석의 주먹 한 방은 단순한 폭력이 아니라, 정의를 직접 실현하는 행위로 그려진다. 관객은 그의 액션을 보면서 폭력적 쾌감보다는 ‘정당한 응징’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는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정서이며, 이번 범죄도시4에서도 그 철학은 변하지 않는다.
특히 이번 작품은 단순한 타격감의 쾌감에 머물지 않고, 액션이 발생하는 맥락과 서사적 동기를 정교하게 다룬다. 마석도가 폭력을 사용하는 이유가 명확히 제시되며, 그 과정에서 관객은 ‘왜 싸워야 하는가’에 대한 설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한계와 제도적 무력감이 드러나고, 그 틈을 메우는 것이 마석도의 직접적 행동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이러한 구조는 액션이 단순히 시각적 자극이 아니라, 이야기의 중심축으로 기능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범죄도시4의 액션은 감정의 폭발이자 서사의 결론으로 작동하며, 인물의 내면과 사회적 갈등을 동시에 보여준다.
또한 이번 작품의 연출은 전작보다 훨씬 세련되고 체계적이다. 액션 시퀀스는 무작정 크고 화려하지 않으며, 공간의 제약을 활용한 현실적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격투 장면에서는 카메라 워크가 인물의 시선과 동선을 따라가며 실제 현장감에 가까운 몰입을 제공한다. 빠른 컷 편집과 클로즈업 구도는 주먹의 속도와 충격을 생생히 전달하면서도, 장면의 리듬을 잃지 않는다. 이런 구성은 단순히 폭력의 미학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싸움이 얼마나 위험하고 긴박한지를 시청각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또한 사운드 디자인 역시 세밀하게 조정되어 타격음의 울림이 액션의 무게를 배가시킨다.
결국 범죄도시4의 액션은 배우 개인의 피지컬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철저히 계산된 연출, 편집, 사운드, 리듬감의 조화를 통해 ‘보여주는 액션’에서 ‘느끼게 하는 액션’으로 진화했다. 이는 마동석의 캐릭터가 단순한 힘의 상징을 넘어, 정의를 대변하는 하나의 서사적 장치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관객은 그의 주먹을 통해 범죄의 폭력성에 맞서는 인간적 저항을 본다. 범죄도시4는 이처럼 인물의 신념과 영화적 연출이 긴밀히 연결된 결과물로, 한국형 액션 영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마동석의 액션은 여전히 유효하며, 동시에 이전보다 더 정교하고 설득력 있는 단계로 발전했다.
이야기 구조와 악역의 변화
〈범죄도시4〉는 기존 시리즈의 전형적인 ‘범인 추적–격투–해결’이라는 서사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그 틀 안에서 보다 정교한 내러티브적 깊이를 확보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이전 시리즈들이 단일 사건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다면, 이번 작품은 다층적인 범죄 구조와 사회적 배경을 병렬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이야기의 밀도를 높였다. 특히 〈범죄도시4〉는 단순히 마석도 형사의 활약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그를 둘러싼 경찰 조직 내부의 관계, 범죄 수사의 정치적 압력, 그리고 언론의 개입까지 현실적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이러한 구성은 영화의 사실감을 강화하고, 관객이 단순한 액션의 쾌감뿐 아니라 사건의 구조적 맥락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번 작품의 악역은 해외 범죄조직과 연계된 신흥 세력으로, 기존의 단순한 폭력형 빌런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그는 국제적 자금 세탁과 인신매매 등 조직적 범죄를 기반으로 움직이며, 마석도 형사와의 대립은 개인적 복수나 단순한 권력 다툼을 넘어 사회 시스템과의 충돌로 확장된다. 범죄도시4는 이러한 악역의 설정을 통해 한국 사회가 직면한 글로벌 범죄 네트워크의 실체를 비추며, 현실 속 범죄 양상의 변화까지 반영하려는 시도를 드러낸다. 이로써 영화는 단순한 범죄 액션물의 차원을 넘어, 구조적 부패와 국제 범죄의 문제를 제기하는 사회적 텍스트로 기능한다.
〈범죄도시4〉에서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악역의 캐릭터 설계다. 전작들의 빌런들이 폭력성과 광기를 전면에 내세웠다면, 이번 악역은 훨씬 냉정하고 계산적인 전략가로 등장한다. 그는 직접적인 폭력을 행사하기보다는 주변 인물과 조직을 조종하며 상황을 유리하게 이끈다. 이러한 변화는 영화의 긴장감을 물리적 충돌이 아닌 심리적 대립으로 전환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관객은 마석도와 악역이 단순히 주먹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정보전과 심리전 속에서 서로의 약점을 파고드는 과정을 목격하게 된다. 이는 범죄도시4가 ‘힘의 대결’ 중심의 전개를 넘어서 ‘이성의 대결’과 ‘전략의 싸움’으로 진화했음을 의미한다.
또한 영화는 악역을 단순히 악의 상징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그의 배경과 동기가 간접적으로 드러나면서, 범죄의 이면에 존재하는 사회적 불평등과 인간적 욕망의 복잡성이 함께 제시된다. 이로 인해 관객은 악역을 단순히 증오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그가 만들어진 사회적 맥락을 성찰하게 된다. 예를 들어, 범죄도시4는 범죄자가 탄생하는 과정이 개인의 타락만이 아니라, 부패한 구조 속에서 선택지를 잃은 인간의 이야기로 확장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러한 접근은 영화의 깊이를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든다.
결국 〈범죄도시4〉는 액션 영화의 외형을 유지하면서도, 내러티브의 중심축을 ‘사회 구조적 갈등’과 ‘인물 간의 심리적 대립’으로 이동시킨다. 이는 시리즈가 단순한 범죄 퇴치물이 아닌, 현실 사회의 축소판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작보다 한층 복합적인 인물 구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내며, 범죄도시4는 단순히 마석도의 활약을 그린 영화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시스템과 정의의 본질을 되묻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한다. 시리즈가 네 편째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서사적 확장과 구조적 성찰을 시도했다는 점은, 범죄도시가 하나의 완성된 세계관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범죄도시4, 시리즈의 지속 가능성을 증명하다
<범죄도시4>는 네 번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시리즈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활로를 적극적으로 모색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마동석의 액션은 여전히 작품의 중심에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으며, 단순한 폭력적 쾌감을 넘어서 '정의의 대리 실행'이라는 명확한 서사적 기능으로 작동한다. 관객들은 그의 주먹을 통해 현실에서 실현되기 어려운 통쾌한 정의를 대리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번 작품은 전작들보다 사회적 메시지를 훨씬 더 강화하고, 실제 사회에 존재하는 현실적인 범죄 구조를 면밀하게 반영함으로써 대중성과 완성도를 동시에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단순히 오락적 재미에만 머무르지 않고, 현실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조명하면서도 관객들의 몰입을 유지하는 균형감을 보여준다.
<범죄도시4>는 시리즈의 방향성을 다시금 명확하게 정립하며, 향후 이어질 후속편들의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두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시리즈가 단순히 관성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 편마다 진화하고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결국 이 영화는 한국형 범죄 액션 장르가 어떻게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진화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자, 마동석이라는 배우가 가진 독보적이고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의 지속성과 영향력을 명확하게 증명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이제 단순한 배우를 넘어 하나의 장르 그 자체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