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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7

📑 목차

    1917

    제목: 1917

    감독: 샘 멘데스

    출연: 조지 맥케이

    개봉일: 2020년 2월 19일

     

    〈1917〉 – 원테이크 전쟁 영화의 몰입감과 메시지


    〈1917〉이 전쟁 영화를 새롭게 정의하다

    〈1917〉은 샘 멘데스 감독이 연출한 2019년 전쟁 영화로,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두 병사의 임무 수행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단순한 전쟁 재현을 넘어, ‘원테이크(One Take)’ 기법을 통해 전장의 공포와 긴박함을 실시간으로 체험하게 만든다. 일반적인 전쟁 영화가 장면 전환과 편집으로 극적 효과를 만드는 데 비해, 〈1917〉은 끊김 없는 시선으로 관객을 병사와 같은 시점에 위치시킨다. 관객은 마치 전장을 함께 걷고 숨쉬는 듯한 몰입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연출 방식은 영화의 리얼리티를 극대화하며, 전쟁의 잔혹함을 단순한 스펙터클이 아닌 인간적 체험으로 전달한다. 감독 샘 멘데스는 실제로 참전한 할아버지의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시나리오를 집필했으며, 개인적인 기억과 역사적 사실을 결합해 사실적이고도 감정적인 서사를 완성했다. 이처럼 〈1917〉은 영화적 기술과 서사적 감정이 완벽하게 결합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원테이크 기법이 만든 〈1917〉의 압도적 몰입감

    〈1917〉의 가장 큰 특징은 ‘원테이크 촬영’으로, 영화 전체가 하나의 긴 장면처럼 보이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영화들이 여러 개의 컷을 이어붙여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반면, 〈1917〉은 오직 한 번의 카메라 움직임으로 모든 이야기를 담아낸 것처럼 느껴지도록 설계되었다. 실제로는 수십 개의 장면이 정교한 편집과 카메라 워킹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관객은 그 경계를 거의 인식하지 못한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히 새로운 촬영 기술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가 아니라, 영화의 서사를 긴장감 있게 유지하기 위한 핵심 장치로 작동한다. 카메라는 주인공들을 끊임없이 따라가며, 관객이 마치 그들과 함께 전쟁터를 걷는 듯한 시점을 경험하게 만든다. 이는 스크린과 관객 사이의 심리적 거리를 완전히 제거하여, 영화 속 공간을 실제 현실처럼 느끼게 하는 몰입 효과를 극대화한다.

     

    폭격이 떨어지고, 총알이 날아다니며, 시체가 널브러진 참호를 지나가는 장면에서까지 카메라는 흔들림 없이 인물의 시선을 따라간다. 그 결과 관객은 안전한 관람자가 아니라, 함께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하는 동료 병사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체험하게 된다. 친구가 죽는 순간, 숨이 막히는 듯한 긴장감과 슬픔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원테이크 기법은 ‘편집의 안전지대’를 완전히 제거함으로써, 관객이 한순간도 긴장을 풀 수 없게 만든다. 긴장과 완화의 리듬이 사라진 대신, 현실에서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듯 사건이 이어지기 때문에, 전쟁의 잔혹함과 불안이 더욱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1917〉은 원테이크의 형식적 완성도뿐 아니라, 색감과 조명 연출에서도 탁월한 미학을 보여준다. 낮의 장면에서는 황토빛이 감도는 전장과 흙먼지가 뒤섞인 색조를 통해 피폐한 현실을 그려내고, 밤의 장면에서는 푸른빛 조명과 불길이 대비되며 생명과 죽음, 희망과 절망의 경계를 상징한다. 이러한 색채 구성은 단순한 시각적 장식이 아니라, 전쟁의 무의미함과 인간 존재의 덧없음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조명은 인물의 감정과 상황 변화를 따라가며, 때로는 불빛 하나가 생명선처럼 느껴질 정도로 강렬한 상징성을 지닌다.

     

    감독 샘 멘데스는 촬영감독 로저 디킨스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이 복잡한 연출을 완성했다. 그들은 실제 전장을 본뜬 세트를 정교하게 설계하고, 카메라의 동선을 수백 번 리허설하며 시간과 공간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어냈다. 카메라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배우의 움직임과 호흡을 따라가야 했기 때문에, 단 한 번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었다. 이러한 기술적 완벽함과 예술적 디테일의 결합이 〈1917〉의 몰입감을 완성시켰다. 그 결과 이 영화는 단순히 원테이크 촬영의 시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직접 전쟁터를 걷고 숨 쉬며 두려움을 느끼는 체험형 영화로 진화했다. 〈1917〉은 그 어떤 전쟁 영화보다 현실적이고 감각적인 전쟁의 현장을 재현함으로써, 영화사에 길이 남을 연출적 성취를 보여준 작품으로 평가된다.


    〈1917〉이 전달하는 인간성과 전쟁의 메시지

    〈1917〉은 단순한 전쟁 체험 영화가 아니라, 인간의 생존 의지와 희생정신을 깊이 탐구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총성과 폭발음으로 가득 찬 전쟁터의 혼돈 속에서도 인간이 끝내 지켜내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의 중심에는 스코필드와 블레이크라는 두 젊은 병사가 있다. 그들은 1,600명의 동료 병사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적진 한가운데로 들어간다. 이 여정은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기 위한 군사 작전이 아니라,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인간이 왜 타인을 위해 희생하고자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탐구로 확장된다. 블레이크는 자신의 형이 속한 부대를 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임무에 참여하고, 스코필드는 처음에는 불만을 드러내지만 점차 그가 감당해야 할 책임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1917〉의 스토리 전개는 전쟁의 영웅담으로 포장되지 않는다. 오히려 영화는 영웅주의를 해체하며, 전쟁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질적인 감정에 집중한다. 특히 영화 중반부, 블레이크가 부상을 입고 서서히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은 전쟁 영화의 전형적인 전투 장면과는 완전히 다르다. 피비린내 나는 전투 대신, 조용히 흙바닥에 쓰러진 청년의 마지막 호흡이 화면을 채운다. 스코필드는 그를 살리기 위해 애쓰지만 결국 눈앞에서 친구를 잃고 만다. 이 장면에서 관객은 화려한 전쟁의 서사가 아니라, 인간적인 연민과 무력감을 경험하게 된다. 블레이크의 죽음은 단순한 비극적 사건이 아니라, 전쟁이 얼마나 개인의 감정과 관계를 무너뜨리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다. 감독 샘 멘데스는 그 장면을 통해 전쟁을 미화하거나 정당화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이 만들어내는 공허함을 정직하게 드러낸다.

     

    또한 〈1917〉은 명령 수행이라는 군사적 의무보다 인간적인 선택의 가치를 부각시킨다. 스코필드는 친구를 잃은 후에도 임무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의 행동은 단순히 상관의 명령을 따르는 군인의 의무가 아니라, 죽은 동료의 뜻을 이어받은 인간적인 결단이다. 그는 목숨을 걸고 총탄이 빗발치는 들판을 가로지르며, 무너진 다리를 건너고, 흙탕물 속을 헤치며 앞으로 나아간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전쟁의 공포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의지와 생명력을 보여준다. 카메라는 그를 따라 한순간도 끊기지 않고 움직이며, 관객으로 하여금 그의 심장 박동과 호흡을 그대로 느끼게 만든다. 이러한 연출은 관객을 수동적인 구경꾼이 아닌, 전쟁터의 한 인물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낳는다.

     

    감독은 〈1917〉을 통해 “전쟁 속에서도 인간성은 존재할 수 있는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스코필드의 여정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선 도덕적, 감정적 성장의 과정으로 읽힌다. 그는 처음에는 전쟁의 무의미함에 냉소적이었지만, 친구의 죽음을 목격한 뒤에는 인간의 생명과 약속의 무게를 진정으로 이해하게 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그가 지친 몸으로 나무 아래 앉아 휴식을 취하는 순간, 관객은 비로소 전쟁이라는 거대한 광기 속에서도 인간이 여전히 희망과 존엄을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1917〉은 전쟁을 영웅적인 업적의 무대로 바라보지 않고, 그 속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내면과 윤리적 선택을 섬세하게 조명한다. 결국 이 영화는 전쟁이라는 비극을 통해 인간 본성의 선함을 드러내며, ‘끝없는 파괴 속에서도 인간은 여전히 서로를 구하려 한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1917〉이 남긴 전쟁 영화의 새로운 기준

    〈1917〉은 기술적 완성도와 서사적 깊이를 모두 갖춘 전쟁 영화로, 원테이크 촬영 기법을 통해 관객을 극도의 몰입 상태로 이끈다. 영화는 화려한 전투 장면보다 병사들의 심리와 인간성을 중심으로 전쟁의 실체를 조명한다. 샘 멘데스 감독은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해 전쟁의 비극과 인간의 의지를 탁월하게 결합시켰으며, 이는 기존 전쟁 영화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특히 원테이크 연출은 단순한 형식적 장치가 아니라, 전쟁의 연속성과 인간의 감정을 연결하는 서사적 도구로 작동한다. 그 결과 〈1917〉은 관객에게 단순한 감상이 아닌 체험으로 남는다.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과 희망을 잃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현대 영화가 기술과 예술을 결합할 때 어디까지 깊어질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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